로더

스킵 네비게이션


대학소개
시장개입의 어리석음- 전북도민일보 2014년 10월 27일
김유라 | 2014-10-27 | 조회 1476



이동통신단말기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이동통신 단말기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10월부터 시행되었지만, 정부 기대와는 반대로 기업들의 보조금 경쟁력은 저하되고 단말기 가격도 껑충 뛰어 세상이 시끄럽다. 삼성의 갤럭시노트S4의 경우 단통법 시행이전에는 미국이나 한국에서의 가격이 비슷했으나,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미국에서는 35만 원대에 판매되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기종이 95만 원대로써 가격이 껑충 튀어버리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단통법 시행 일주일 전에는 35만 5천대 정도의 단말기가 팔렸으나, 시행 직후 1주차에는 10만대 정도로 단말기 판매가 뚝 떨어졌다고 한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는 취지를 살리고자 단통법을 제정하였으나, 통신비가 비싸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통화전용 전화와 스마트폰은 개념 자체가 다르고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 통화기능만 있는 기기의 통신비와 스마트폰처럼 통화기능 외에 게임, 동영상, TV시청, 메일,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이 종합된 스마트폰을 비교한다는 것은 착오다. 스마트폰은 통신비로만 규정할 수 없고 정보검색비용, 내비게이터 비용, 오락비용 등 각종 비용이 다 포함된 것이다. 결국, 이론적으로 통신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만든 단통법이라는 법의 규제가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았다고 각종 언론매체에서 다루고 있다.

 대학의 총장으로서 대학생들의 주중 아르바이트로 인한 학업의 피해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고 다음날 수업시간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주중에는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주말에만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려고 전주한옥마을에서 학생들이 장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학생신분으로 장사를 경험함으로써 얼마나 세상 살기가 고달프고 남의 호주머니에서 단돈 천원 꺼내는 것이 어려운지 치열한 시장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이자,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전주기전대학 창업 인큐베이팅 실습장’을 마련한 후 우선 유아교육과 학생들은 향교길에서 목각인형을 팔고 제과제빵과 학생들은 은행나무길에서 빵을 팔 기회를 주었다.

 비빔밥 축제로 은행나무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밀려드는 광경을 목격한 나는 유아교육과 학생들에게 은행나무길 빵 파는 곳 옆에서 목각인형을 팔아보라고 했다. 내 말에 따라 목각인형 판매장을 빵 판매장 옆으로 옮겼다가 반나절 만에 다시 본래 장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유아교육과 학생들 말에 의하면 인형을 구경하다가 빵 무료 시식하라는 멘트에 고객들이 돌아선 후 다시 오지 않고, 은행나무길 사람들은 걸음이 빨라 인형을 구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향교길 판매장 옆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커다란 호두까기 인형을 앞으로 배치하여 사진을 찍게 한 후 자연스럽게 작은 목각인형을 구경하게 유인한다는 판매 전략까지 학생들이 마련하고 있었다. 시장의 기능에 잘 적응하고 발전하고 있는 학생들이 대견했고 시장을 잘 모르고 소비자 성향도 모르면서 제안만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우산장수와 나막신장수의 아들을 동시에 둔 엄마가 비가와도 걱정이고 날이 화창해도 걱정한다는 속담처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 어렵다. 우산장수와 나막신장수 아들을 둔 엄마가 시장에 개입하여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엄마는 단지 우산장사 아들에게는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에도 팔 수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햇볕을 가릴 수 있는 멋진 우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거나, 나막신장사 아들에게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가죽신이나 비 오는 날에도 팔 수 있는 고무신을 팔아보라고 권면 할 수 있을 뿐이다.

 소비자의 성향과 분위기에 맞게 신속하게 대응해야 살아남는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적응하고 변화하여 현재의 상권이 형성된 것이어서 정부나 학자들이 이론적으로 예측하여 시장의 기능을 말할 수 없다. 빵가게나 목각인형도 이런데 전주한옥마을의 상업화의 논란은 시장 밖에 있는 학자들이나 공무원들은 시장의 급변함을 따라갈 수 없다.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게 최선이다. 하물며 훨씬 복잡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약간 시장이 떠들썩하고 문제가 있는 것 같아도 시장은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 결국 살 수 있는 길이다.

전주기전대학 6대 총장 서정숙

전북도민일보>오피니언>동서남북  2014년 10월 27일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4296


35건의 게시물이 있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
  • 35
    2015-01-06
    1129
    김유라 / 2015-01-06 / 조회 1129
  • 34
    2014-12-02
    1285
    김유라 / 2014-12-02 / 조회 1285
  • 2014-10-27
    1477
    김유라 / 2014-10-27 / 조회 1477
  • 32
    2014-09-22
    1815
    김유라 / 2014-09-22 / 조회 1815
  • 31
    2014-07-25
    1662
    김유라 / 2014-07-25 / 조회 1662
  • 30
    2014-06-13
    1767
    김유라 / 2014-06-13 / 조회 1767
  • 29
    2014-05-01
    1510
    김유라 / 2014-05-01 / 조회 1510
  • 28
    2014-04-02
    1483
    김유라 / 2014-04-02 / 조회 1483